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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촌리에서

알럼씨!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4년 전이었나 봅니다. 방글라데시에서 애타게 잃어버린 동생을 찾는 가족이 있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연락이 두절되어 그가 살아있는지 죽었는지도 알 수 없다며 저희에게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꼭 찾아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수소문 끝에 어찌 어찌 그 분을 찾아 만나보려 노력하였지만 그는 우리는 만나주지 않았습니다.
우리 만이 아니었습니다. 무슨 상처가 있었는지 마음의 문을 닫고 친구들도 만나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가 기숙하는 방에 안부를 알려달라 쪽지도 넣어보고 저녁마다 찾아가보기도 했지만
여전히 그의 마음은 굳게 닫힌 문처럼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그가 안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살아있음을 가족에게 알려주었습니다.

그런 그가 몇 일전 죽음 직전까지 갔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세상과 단절하며 살아왔던
그가 죽음 직전이 되어야 우리와 연결되었습니다…
구급차가 동원되는 긴박한 상황에서 그를 지원할 수 있는 병원을 알아보고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을 통해
그가 건강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병원들도, 그의 친구들도 많은 이들이
그를 살리기 위해 움직였습니다.

그 덕분 일까요? 다행히 그는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리고 지난 25일 그는 그의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새로 산 옷과 가방, 신발을 말끔하게 차려입고
고단하고 외로웠던 이주노동 생활을 마치고 이제 그리운 그의 고향으로 무사히 귀환하였습니다.
25일 하늘은 푸르고 맑았습니다. 그의 닫힌 마음도 그렇게 열려지길 희망해봅니다.
그리고, 그리운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 그가 건강을 되찾고,
그와 함께할 가족이 그와 더불어 모두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