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24년 가을부터 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에서 의료·노동·체류 상담을 거들고(?) 있는 양우철 활동가입니다. (별로 궁금하진 않으시겠지만!) 요즘 취미는 이불 속에서 고양이 나오는 쇼츠 보기, 칸예 노래 들으며 산책하기예요. :)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런저런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아 해외로 배낭여행을 자주 다녔어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 미쳐 다섯 차례 완주를 하기도 했고, 한겨울 일본에서 캠핑과 노숙을 하며 두 달간 떠돌기도 했죠. 남들이 소위 말하는 ‘스펙’을 쌓을 때 베짱이처럼 시간을 낭비한다는 주위의 걱정도 적지 않았지만, 저는 돌이켜보면 많은 걸 배우고 성장하는 값진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아주 유창하진 않지만 영어도 스페인어도 적당히 하게 되었고, 다른 문화에 대한 수용성을 체득했거든요. 적당히 하고 싶은 걸 하며 살아도 최소한 굶어 죽지는 않겠다는 낙천주의도 생긴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게 저 자신만의 즐거움과 자유를 쫓으며 이십대 후반에 들어서니, 왠지 모를 공허함이 밀려들더군요. 스무 살 즈음엔 평생 떠돌아다니며 살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곰곰이 허무함의 근원을 파헤쳐보니 제 마음 속에는 항상 ‘나’만 있었지, ‘남’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아시아, 오세아니아,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세계 어디를 가도 마냥 외면할 수 없는 사회적 불평등과 차별이 있었고, 이에 저는 막연히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죠.
그러던 중, 한국국제협력단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난민 지원 NGO에서 일을 할 기회를 얻게 되었어요. 본국에서의 전쟁과 박해를 피해 우리나라까지 왔지만 제대로 된 법적 지위를 인정받지도 못 하며, 한국 사회에서 소외된 이주민들을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었어요. 함께해서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었고, 관련 분야에서 계속 일을 해보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죠.
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는 지방자치단체 최초의 외국인복지센터로서, 1991년에 세워진 샬롬의 집 시절부터 긴 역사를 이어왔기 때문에 이주민 지원에 있어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해요. 아직 제게 부족한 부분이 너무나 많지만, 열심히 발로 뛰고 공부하며 경험과 경력을 쌓아가고 싶어요.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이주민들과 어울리며, 베트남어나 따갈로그어 같은 새로운 외국어를 배우는 것도 목표예요. 지역 사회 측면의 포부로서, 이주민들이 남양주시에 무사히 정착하여 선주민들과 어울리며, 자아를 실현하고, 더 나아가 지역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보다 큰 이상으로서는, 우리나라가 젊고 역동적인 다문화사회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어요. 다양한 가치와 문화가 존중받고, 소수가 자신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그런 자유롭고 열린 사회를 꿈꾸고 있어요.
'센터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양주 아.이.돌 네트워크 참여 (0) | 2025.03.26 |
---|---|
이석영도서관 나들이 (0) | 2025.03.19 |
혜성병원+위프렌즈 업무협약 (0) | 2025.03.19 |
향기롭고 따뜻한 봄들 (0) | 2025.03.04 |
무지개교실 졸업식 (0) | 2025.03.04 |